시대를 불문하고 역사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과거 당시로 돌아가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다양한 교훈을 얻게 되는 과정을 경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경영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업 경영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은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모든 매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되며 그 안에 숨겨진 교훈들을 찾아낼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먼저, 고객들의 니즈 역시도 달라지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어야겠다. 방송가의 역사물 컨텐츠를 예로 들어보도록 하자. 가장 보수적인 장르라고 여겨지던 ‘사극’이 대중성 확보와 생존을 위해 ‘허구적 요인’을 결합해 퓨전 사극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배우들의 대사, 연기 등도 시청자들에게 한 달 더 다가서기 위해 극 중 유머러스한 대사와 장면을 구성하는 등 이른 바 ‘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다. 대중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점차 넓어지고,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한 교훈이 될 수 있겠다.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흐름이다.
빙산일각의 예로 역사물 컨텐츠의 변화된 흐름을 언급하였지만 엄밀히 이 같은 변화는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사회, 문화적 큰 흐름이 되어 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의 지속 경영을 위해 시시각각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전략. 즉, 동적 마케팅 전략(dynamic marketing strategy)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난 호 원고의 핵심 내용이 되기도 했다.
기업 실무에 임하는 자 혹은 기업의 경영에 있어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가 이 같은 마인드 세팅이 되어 있지 못하거나 표면적인 의미만을 이해하고 그 안에 내재된 중요성을 깨달지 못한다면 이는 기업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 내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이 종업원 전체에게 이 같은 시대적 상황을 계속적으로 알리고 조직 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기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적 기본요소가 될 뿐 혁신과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같은 시대적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진은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고려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로써 마케팅에서 흔하게 회자되는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 이하 PLC)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삶이 처음과 끝이 있듯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역시 인간의 ‘생의 주기’처럼 시장에 도입이 되어 무럭무럭 커나가는 시기가 있으며, 한계 성장에 다다르면 성숙한 단계를 계속적으로 유지하다가 결국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의 4단계를 경험한다는 것이 제품 수명 주기의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은 각 기업 별 제공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수명은 ‘며느리도 모른다.’는 점에 있다. 해당 기업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냉담할지, 뜨거울지는 인간의 계산 밖 영역이며 설사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 지라도 그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만큼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을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7년 1월 아이폰의 출시와 함께 세계 모바일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한들 애플은 1년에 한번 씩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을 내놓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이 떨어져 버리는 초경쟁의 상황에 몰려 있으며 이는 아이폰 제품의 평균 기대 수명이 ‘1년’에 불과함을 의미한다. 반면, 150년 가까운 긴 세월동안 한결같은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 역시 존재한다. 본래는 소화를 돕는 제약 음료 용도로 만들어 졌지만 결국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코카콜라가 바로 그것이다. 1886년 코카콜라를 개발한 펨버턴 조차도 출시 당시 그가 만든 음료가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을 거라 상상조차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제품과 서비스의 수명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식의 다소 허무할 수 있는 교훈일까?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한 제품 혹은 서비스의 수명이 끝났다 한들 그것이 회사의 수명과 일치 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이는 현재 회사의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그들의 미래를 영원히 담보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명제를 받아들이게 하는 동시에, 언제든 변화될 수 있는 시장 상황에 대응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마케팅 및 경영전략 연구 분야에서는 기업의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 역시도 중요한 지식이자 자산이 되는데, 실제 수많은 실패 사례가 이 같은 ‘평범한 진리’를 깨닫지 못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예컨대,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의 사례가 그러하다. 핀란드의 평범한 목재펄프 회사였던 노키아가 휴대폰 제조업계의 절대 강자가 되기까지는 그야말로 많은 기업들이 롤모델로 삼을만한 ‘혁신’의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신화적 발자취’는 오히려 그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의 경영방식만이 옳다는 왜곡된 경영관을 가지게 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즉, 변화될 모바일 시장의 대세적 흐름을 읽어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기존 시장에서 사용되던 제품의 기능을 보완하는 데만 집중했음을 의미한다. 결과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핸드폰 시장의 절대적 시장 점유율을 가지던 거대 기업이 급기야 2013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사에게 인수 당하고 만 것이다.
제품 수명 주기와 위의 사례를 통해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첫 째, 시장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변화의 파도에 언제나 익숙해질 필요가 있겠다. 비록 우리 기업이 현재 시장을 뒤흔들만한 제품을 출시할 자금적, 기술적 역량이 부족하다 한들 그것은 현실적 상황일 뿐 그것이 앞으로도 그러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분야 별 고객들의 변화 기조는 각양각색으로 나타날 수 있기에 항상 소속된 업계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 변화의 파도에 뛰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있어야만 한다.
첫 번째 메시지가 기업의 미래와 잠재성에 관한 것이라면 기업의 현실성을 반영한 대비 역시 필요할 것이다. 특히, 제품 수명 주기를 고려한 현실적 마케팅 전략이 수립되어야만 한다. 아무리 잘 나가고 있는 제품 및 서비스도 평생 그 지위를 유지할 수는 없다. 따라서 경영진은 주력 제품의 기능 보완을 통한 새로운 버전의 제품 출시가 언제까지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어 낼 수 있을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만 한다. 마케팅 역량 향상에 힘써온 기업들이라면 시장 조사나 트랜드 분석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데 있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제품을 통해 앞으로 얼마만큼의 시장 가치를 뽑아 낼 수 있을지를 예측해 보고 미래를 대비한 통합적 전략을 구상해야만 할 것이다.
백년대계의 통찰력을 지닌 이들은 언제나 넥스트 스텝을 준비한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는 결과의 차이는 결국 이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기업 실무자에 달려있다. 많은 기업들이 자금 등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선택’과 ‘집중’의 딜레마를 경험할 수밖에 없지만, 그 와 중에도 통찰력 있는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을 통해 ‘성공’이라는 열매를 취하는 기업들이 항상 존재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이들에겐 공통적으로 ‘현실’과 ‘미래’를 적절한 비율로 준비한 ‘균형’적인 마케팅 전략이 있었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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